고등학교 ‘생활과 윤리’ 수업시간에 ‘과학 기술 윤리’ 단원에서 ‘과학 기술의 가치 중립론 논쟁’, ‘과학 기술자들의 책임론’ 등에 대해 학생들에게 가르친다. 이 내용은 인문과정(문과) 학생들보다 자연과정(이과) 학생들이 더 배워야 할 것 같은데, 사실 현대 첨단화된 과학 기술의 혜택과 부작용을 모두 경험하는 온 인류가 학습해야 할 지식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앞으로 과학 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고 긍정적인 방향이든 부정적인 방향이든 간에 우리의 삶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함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과학 기술 영역을 전문가들에게만 맡길 수는 없고, 역사적 교훈과 예측 가능한 미래 사이에서 끊임없는 반성적 성찰이 요구된다. 과학과 철학의 교집합을 다룬 책들은 대부분 대학 수준 이상의 지식인들을 위한 학술서여서 학생들에게 추천할만한 적당한 책을 그동안 찾지 못했는데, 시기적절하게 이 책이 나와 줘서 정말 고맙고 반갑다. 청소년 교양 책이지만 성인들이 읽기에도 충분한 양질의 콘텐츠를 담고 있다. 소재는 ‘로봇공학’, ‘인공지능’, ‘생명공학’, ‘신경과학’, ‘생명합성기술’, ‘나노기술’ 등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할 신생기술 분야로서 그 자체로 흥미를 끌며, 각 chapter의 서술어는 ‘죽이게 해도 될까?’, ‘윤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까?’, ‘왜 나쁜가?’, ‘옳은가?’, ‘옳지 않은가?’ 등 과학 기술을 현실에 적용했을 때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 그리고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할 – 철학적 질문들의 종결어미를 갖는다. 과학이 철학으로부터 분리 독립한지는 불과 몇 백 년 되지 않았다. 위대한 과학자는 연구 대상 선정에서부터 연구 과정, 연구 결과가 미칠 영향에 이르기까지 철학적, 윤리적 고민을 멈추지 않았다. (하이젠베르크가 그랬고, 아인슈타인이 그랬다.) 과학적 창의력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결합한 융합 인재가 요구되는 이 시대에, ‘철학이 과학 기술에 말이 아니라, 태클을 걸어왔다’고 착각하는 모든 사람들은 – 주로 과학 기술 지상주의자들이겠지만 – 이 책을 꼭 읽기 바란다. 과학 기술이 지향해야 할 목표와 존재하는 이유의 근본에 대해 의미 있는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그 기회를 준 저자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표한다. ‘기술이 사람에게 유용한 것이라면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유용한 것이어야 하며, 기술이 사람에게 해를 입힐 수 있다면 그 해로부터 우리 모두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며 우리 모두의 것이다. 기술은 자연과 우리를 분리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자연 속에서 살 수 있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 12장 「과학 기술에 사람의 얼굴을 되찾아 줄 수는 없을까」 中에서.
사람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과학 기술을 소개하고 과학 기술에 대해 인문학적, 철학적 반성을 시도한다. 감정과 지능을 가지고, 교육 프로그램까지 내장한 ‘보모 로봇’이 등장한다면, 워킹맘의 걱정은 해결될까? 윤리적으로 행동하도록 프로그램된 로봇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로봇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부작용 없이 두뇌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손상된 두뇌 능력까지 회복시켜 주는 ‘스마트 약물’을 복용하면 정말 똑똑해질 수 있을까?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마음을 읽는 뇌 영상 기술’이 등장해 사람들 사이에서 거짓말이 사라진다면 좋은 세상이 될까? 등 저자는 가까운 미래에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될 과학 기술에 대해 가치판단을 이끌어 낼 질문들과, 기술과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것일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청소년들에게 미래 세대까지 생각하는 책임감 있는 과학 기술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며, 인문학적 관점으로 과학 기술의 의미를 검토하게 하여 유기적 사고, 융합적 사고, 창의적 사고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로봇 공학
1. 로봇이 친구를 대신할 수 있을까?
2. 로봇 병사가 사람을 죽이게 해도 될까?
인공 지능
3. 로봇이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4. 로봇이 정말 윤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까?
생명 공학
5. 동물의 장기를 이용해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왜 나쁠까?
6. 샴쌍둥이가 불러온 도덕적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신경 과학
7. 운동선수가 첨단 기술을 이용해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옳은가?
8. 똑똑해지는 약을 먹는 것은 옳지 않은가?
9. 마음을 읽는 뇌 영상 기술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생명 합성
10. 생명의 합성, 신의 영역을 침범한 것일까?
나노 기술
11. 나노 기술은 우리에게 장밋빛 세상을 열어 줄까?
기술 철학
12. 과학 기술에 사람의 얼굴을 되찾아 줄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