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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의 분할


예술이나 미학, 영화를 놓고 논문을 쓰는 이들이라면 프랑스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의 이름을 본문이나 주석에 몇 차례 언급한 적이 있을 것이다. 간혹 정치와 미학의 관계에 관심을 가진 정치철학자도 민주주의와 맑스주의에 대한 랑시에르의 글을 읽어본 적이 있을 법하다. 그는 맑스이론의 과학화에 전념했던 알튀세르의 학생이자 마오주의자였던 적이 있다. 물론 지금은 그런 유토피아 냄새가 물씬 나는 맑스이론에 몸담았던 자신의 과거를 비판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는 교조주의적 맑스주의에도 반대하지만, 영미 신좌파의 비판적 맑스주의에도 반대하는 입장이다.랑시에르의 이론은 정치의 미학성을 강조하고 동시에 미학의 정치성을 강조하고 있기에 정치철학자와 미학자 모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예술적 실천과 정치적 실천의 교집합으로 바라볼 수 있는 어떤 풍경에 대한 집착 때문이다.정치적 경험의 미학적 차원과 예술적 경험의 정치적 차원이 겹쳐지고,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와 예술적인 것의 가장자리가 서로 포개진다.랑시에르는 예술의 체제를 크게윤리적 체제, 재현적 체제, 미학적 체제 세 가지로 구분한다.이 구분의 핵심 근거가 되는 것이 바로 감성적인 것의 나눔 (감성의 분할)이다. 다시 말해서,예술 작품을 예술로 정의하는 것은 감성적인 것의 나눔에 의해서다.감성적인 것의 나눔이란 실재에 관한 상이한 지각양식들을 수립하고 관리하는, 사회적 지각의 정치적인 기반이다. 해방의 관건은 이 그물망과도 같은감성적인 것의 나눔을 해체하는 일에 달려 있다. 영화 메트릭스 를 본 적이 있다면감성적인 것의나눔을 지각영역의 메트릭스 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편할 것이다.예술들의 윤리적 체제는 예술활동이 공동체의 존재방식에 즉각적으로 동화되는 체제다. 윤리적 체제에서 춤은 의례이거나 치료이며, 시는 교육의 형태이고, 연극은 시민적 축제다.한마디로 예술들의 윤리적 체제란 예술적 실천들과 작품들이 이것들의 직접적인 도덕적정치적 가치에 따라 파악되고 규정되는 체제이다.시적/재현적 체제는 미메시스적 활동이 그 고유한 감성적 영역에 의해 정의되는 체제다. 재현적 체제는 예술을 생산하기 위한 규칙(포이에시스)과 인간적 감성의 법칙(아이스테시스) 사이의 일치를 전제한다. 이 체제에는 재현 가능한 것들과 재현될 수 없는 것이 있으며, 위대한 주제에 적합한 고귀한 형태들과 저급한 주제에 적합할 수 있는 열등한 형태, 예술과 장르의 위계가 있다. 이 재현적 체제는 사회적 세계와 허구적 세계를 조직하는 구조와 규범의 통약가능성에 기초하고 있다. 예컨대고전주의 예술은 시적/재현적이고, 반면에 모더니즘 예술은 미학적이다.미학적 체제란 더 이상 그 어떤 일치의 형태도 혹은 이런 유형의 그 어떤 위계의 형태도 전제하지 않는 예술의 체제다. 낭만주의 예술과 리얼리즘 예술이 시적/재현적 체제를 어떻게 무너뜨리기 시작했는가를 보여주는 것과 연결된다.
저자는 미학, 정치, 감성의 분할, 미학적 예술 체제, 평등 개념 등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는 동시에 구체적이고 다양한 예들을 제시하면서 특유의 독창적인 사유를 전개한다. 미학과 정치의 연관을 새롭게 사유하는 데 귀중한 도움과 자극을 제공할 것이다.

책의 본문과 더불어, 게이브리얼 록힐과의 대담 와, 이어지는 슬라보예 지젝의 발문 , 그리고 옮긴이가 를 덧보태, 보다 더 랑시에르의 사유를 이해하기 쉽게 한다.


서 문

감성의 분할
1. 감성의 분할에 대하여 그리고 그것이 정치와 미학 사이에 정립하는 관계들에 대하여
2. 예술 체제들에 대하여 그리고 모더니티 개념의 결점에 대하여
3. 기계 예술들에 대하여 그리고 익명인들의 미학적·과학적 지위 향상에 대하여
4. 역사는 허구라고 결론지어야 한다면. 허구의 양식들에 대하여
5. 예술에 대하여 그리고 노동에 대하여. 어떤 방식으로 예술 실천들이 다른 실천들에 관하여 예외에 속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정치화된 예술의 동시적 이중 효과
역사적·해석학적 방법론
보편성, 역사성, 평등
실정적 모순
정치화된 예술

슬라보예 지젝의 발문
랑시에르의 교훈

용어 해설
저자 소개
옮긴이 후기
색인
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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