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책을 읽는 것에는 타이밍이 있다 생각하는 편이다. 그저 지나치던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는 것은 내가 요즘 그 주제에 골몰한다는 뜻이니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난 책은 대부분 잘 읽히는 편이다. 물론 간혹 눈에 띄어 읽게 된 책인데도 잘 읽히지 않는 경우도 있기는 한데, 그럴 때면 대부분 경우 나는 책을 덮어두는 편이다. 아직 내가 이 책을 읽을 준비가 안되었다거나 내가 생각한 내용과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경우가 있으니 말이다.아이슬란드가 아니었다면이 책 역시 그러했다.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은 강렬했는데, 정작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으니 읽으면서도 답답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음에 읽어야지 하면서 덮어두지 않고 몇 날 며칠을, 그녀의 여행을 읽어갔다(솔직히 완독하지 못했으니, 여행의 중간중간에 함께 했다고 해야 하려나). 그만큼 저자가 71일간의 아이슬란드 여행을 통해 마주한 자신의 시간들이 어떠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저자는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일상의 힘듦을 이겨내며 노력을 했다. 그것도 30년 가까운 시간을 말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찾아온 것은 소설가라는 결과가 아니라 노안(老眼)이었고, 결국 그녀는 실패를 찬양한다는 다소 이상한 나라, 아이슬란드로 배낭 하나 짊어지고 여행을 떠난다.소설가라는 타이틀을 얻겠다는 열망, 1년도 아니고 10년도 아니고 30년 가까이, 그 꿈을 포기하지 않았거든요. 일용직으로 근근이 밥벌이를 하면서요. p.5‘어느 날 아침 눈을 떠 보니 내가 늙었다’라니! 이만저만 충격이 큰 게 아니었죠. 그때서야 제 처지를 바로 보게 되었어요. 소설가가 되려다가 좋은 시절 깡그리 흘려보내고 노년의 문턱에 들어선 인생 실패자! 결국 저는 ‘펜’을 꺾어 버리고 배낭을 멨어요. p.5그래서인지 이렇게 시작하는 그녀의 여행은, 책을 시작하는 프롤로그부터 강렬하다.혹시 살아오면서 ‘내 인생은 이제 끝이다’라고 느낀 적이 있나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개뿔!”이라며 욕지거리를 뱉은 적은요? 그 정도는 아니어도 ‘사는 게 쉽지 않네’ 눈물을 훔쳐 본 적은 있죠? p.4세상에나, 그 긴 세월을?! 쯧쯧, 미련 고집불통이다, 라고 하시겠어요? 훌륭한 옹고집이다, 하시겠어요? 좀 헷갈리죠? p.5솔직히 말하면, 나도 그녀의 질문에 뭐라 답을 해야 할지 헷갈린다. 누군가 “나는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라 말하면 부러워하곤 하지만 결국 그 부러움은 성공을 전제로 한, 그래서 고난과 역경을 모두 이겨내고 마.침.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짓는 성공담을 부러워한 것은 아니었을까? 내가 저자처럼 이루고 싶은 그 무엇을 위해 3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한다면 나는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으니 되었다 스스로를 보듬어, 만족할 수 있을까? 아니면 중간에라도 다른 길을 찾지 않은 스스로를 미련하다 탓하려나?어쩌면 저자도 이런 생각 끝에 아이슬란드로 떠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그녀의 고된 여행을 함께 하고 싶었다.제가 아는 아이슬란드는 ‘실패를 찬양하는 나라’였어요..(중략)..어떤 일의 결과가 성공적으로 끝났을 때만이 그 앞의 ‘실패들’이 빛나는 것 아니겠어요? 우리에겐 그게 상식이잖아요. 그런데 실패로 끝난 실패를 찬양하다니요. 무슨 헛소리지, 싶잖아요. 정말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저야말로 찬양받아 마땅한 사람이죠. pp.5-671일간의 여행기는 다소 투박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히치하이킹으로 이동을 하며 하루, 하루 텐트를 치고, 캠핑장의 프리푸드 선반에서 음식을 찾아 끼니를 해결하는 말 그대로 고된 여정을 보내며(저자는 200,378크로나-200만원이 채 안 되는 돈-의 경비로 71일의 여행을 마쳤다), 아이슬란드의 자연에 압도되고, 길 위에서 만난 예상치 못한 인연에 감사하고 또 자신의 지난날들을 돌아보는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그 여행은 저자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과연 저자는 자신이 생각한 꿈과 실패에 대한 답을 찾았을까? 그리고 서른세번째 시도 끝에 출판하게 된 이 책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뭐가 되든 못 되든, 결말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더라고요. 아니, 뭐가 되고 못 되었다는 게 어떻게 우리의 결말일 수 있겠어요? p.7내 인생의 축소판 같은 여행이었다. 53년의 시간을 71일 동안 다시 산 것 같았다. 결코 실패한 여행도, 실패한 인생도 아니었다. 또 까짓, 결과가 실패인 들 그게 또 뭐 대수람! 순간순간 살아있음에 희열하며 눈물 나게 사랑했는데. p.469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은 사라졌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소설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p.474무언가 되고, 되지 않고는 어느 한 사람의 결말이 아니라고 말하는, 소설가의 꿈은 사라졌으나 다시 쓸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말하는 저자는 자신의 답을 찾은 듯 보인다.그리고 아,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하면서도 선뜻 지금의 순간과 그 순간들이 축적된 시간을 동일하게 떠올리지 못하는 걸 보면 나는 아직 답을 찾아 걷고 있는가 보다.*기억에 남는 문장앞날이 파리해지는 그 깨달음. 절망감과 우울증이 몰려와 사람 미치게 했다. 태생부터 함량미달이었나? 공을 덜 들였나? 간절함이 부족했나? 운이 딸렸나? 이유가 뭐든 이젠 늦었다. 다 틀렸다. 젠장, 인생 볼 장 다 봤다! p.68작가도 아닌 주제에, 친구들 앞에서 ‘절필’을 선었했다. 속으론 엄청 쪽팔렸지만 겉으론 멀쩡한 척했다. p.68바닷바람을 맞으며 자유로운 기분을 만끽했다. 또 마음 한편 쓸쓸했다. 혼자 여행할 때면 그 양가감정이 사람 기분을 늘 묘하게 만든다. p.102“왜 소설을 쓰냐고?”제훈의 질문에 곧장 대답할 수 없었다.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지금까지 나는 소설을 붙들고 살았어..(중략)..지금 내가 소설을 버리면, 뭘 붙들고 살지? 지나간 시간은, 앞으로의 시간은 어떻게 되는 거지? 그래, 재능은 쥐뿔도 없으면서 너무 오래 붙들고 있었어. 그러느나 놓치고 버린 소중한 것들이 너무 많아. 그러니 지금 와서......” ‘왜 소설을 쓰냐’는 질문에 나는 ‘왜 소설을 그만두지 못하는지’ 구구절절 변명을 늘어놓았다. p.120*어쩌면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슬펐던 대목 중 하나인 듯 싶다. 어쩌면 지금껏 보낸 시간이 아깝고 그 시간 속에 지나온 과정이 아쉬워서 놓지 못하는 것들이 있지는 않은가?예전엔 이러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순 ‘구라’였다. 뇌세포가 하루하루 거침없이 파괴되어 가는데 마음만 청춘이면 대순가? p.121“은경아, 너 그거 아니? 나이가 들수록 말이야, 마음은 그대로 이팔청춘인데 몸은 늙어 가. 마음과 몸의 나이가 점점 더 벌어지는 거지. 그 거리가 멀어질수록 사람 미친다니까. 은경아, 알아? 나이는 드는데 마음은 안 늙는다는 게, 어떨 땐 형벌 같아. 사람 미쳐, 미쳐!” p.121*저자의 지인이 했다는 다소 절박하게까지 들리던말.
식당, 공사판, 과수원에서 일하며
신춘문예에 매달려 온 지 30년,
그는 결국 소설가가 되지 못했고 그래서 좌절했지만,
덕분에 이 에세이를 썼다
아이슬란드 여행 전문가들마저 혀를 내두른, 아주 지독한 여행기
고단하고 유쾌하며 대책 없고 쓸쓸하다.
그리고 무척 재미있다. _소설가 정이현
여기, 꿈에 발목 잡힌 한 사람이 있다. 30년간 일용직으로 생계를 해결하며 매년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한 사람. 그는 결코 짧지 않은 그 시간을 보내고서야 깨달았다. 꿈을 이룰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는 사실을. 좋은 시절 깡그리 흘려보내고 홀로 남은 인생 실패자. 그것이 바로 자신이었다. 그는 아이슬란드로 떠났다. 실패가 실패로만 끝나도 괜찮다는 나라, 실패를 찬양한다는 나라. 만일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찬양받아 마땅했다. 아이슬란드가 아니었다면 은 아무것도 되지 못한 이가 들려주는 꿈과 좌절의 이야기이자 몹시도 가난한 아이슬란드 여행기다. 그에게, 우리에게 인생은 정말 무엇일까?
프롤로그
아이슬란드 지도
사진들
1장 이런, 볼 장 다 봤네!
누가 뭐래도 인생 실패자니까
없는 건 돈, 가진 건 시간
표절 스캔들과 메르스를 뒤로하고
나는 왔다
모르는 사람들의 졸업식
골든서클
의존하기도, 양보하기도 싫으니
섬의 시간, 사람의 시간
죽음을 불사하는 열정
목장 할머니 크리스틴
고마워, 나의 수호천사
생선공장 견학
아으, 여기가 천국이다!
페타 레다스트! 페타 레다스트!
블루라군
여행자도 요리사도 아닌 그 무엇
그의 몸속엔 어떤 길이 흘러갈까
생애 최고의 바람
다시 홀로 여행자로
2장 50년 만의 악천후
검은 모래 해변 비크
[인터스텔라]의 얼음행성
스카프타페들 트레킹
다가갈수록 멀어지듯
이혼한 여자들의 하이파이브
50년 만의 악천후
패키지여행자들
미바튼에서 지구의 비밀을 엿보다
갈 수 없는 길이라는 걸 모르고
가흐르와 캐롤
다시, 미바튼에
인랜드를 관통하다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자살하나요?
쥘 베른을 따라서
너무 늦어 버린 소망
나는 몰랐어요
플라테이 섬의 장례식과 결혼기념식
바닷새들의 천국
프랑스 부부의 슈퍼 캠핑카
38일째라고요?
오지 하이킹, 해낼 수 있을까?
호른스트란디르 하이킹 첫날
호른스트란디르 하이킹 둘째 날
호른스트란디르 하이킹 셋째 날
죽다 살아났구나
꼭 무언가가 되어야 할까?
3장 나는 정말 실패자일까
남의 차를 타고 서에 번쩍 북에 번쩍 아퀴레이리에서 꽃씨를 얻다
달비크에서 고래투어
뜻밖의 행운
대구잡이 배에 오르다
세상 끝에 서서, 혼자
퍼핀 고기와 고래 고기
다시 레이캬비크
강. 은. 경. 내 이름을 불러준 에바
다시 심장이 뛴다
나는 사진작가 숀이 아니니까
카메라도, 스마트폰도 없는 여행자
뢰이가베귀린 트레킹 첫날
뢰이가베귀린 트레킹 둘째 날
작가로 성공한 삶
‘꿈은 이루어진다’는 희망고문 따위
왼손은 아메리카에, 오른손은 유럽에
당신, 실패한 사람 맞아요?
뢰이가베귀린 트레킹 셋째 날
뢰이가베귀린 트레킹 넷째 날
에필로그
플라워 가든 The Flower Garden
컬러링북을 많이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생각보다 꽃이 들어간 컬러링북은 어렵습니다.그림이 자잘하고 디테일해서 색칠할 때 좀 피곤할 수 있거든요.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꽃인데요~여성스럽고 우아한 느낌을 담고 잇어서 그런 취향을 가지신 분이라면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다만 꽃을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면 다소 지루함을 느끼실 수 있을것같네요.꽃을 좋아하신다면 추천!30장의 아름다운 일러스트에 1,000장의 스티커를 하나하나 붙이며 완성하는 일러스트 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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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 여행
개인적으로 이웃 나라 일본의 역사에 대한 지식은 과연 얼마나 될까.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말한다면 낮은 수준,낮은 점수에 머무른다.대학에 입학하기 직전 일본어를 배우면서 일본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싹트게 되었고,이런 저런 사유로 일본인을 알게 되면서 일본의 생활문화,역사를 알고 싶다는 소박한 희망이 일기도 했다.대학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일본 현지 생활체험과 개인적인 여행을 통해 본 일본의 생활문화,도서(이어령 저자의 축소지향의 일본인 등)를 통해 일본의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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